안녕하세요. 에디터 맘입니다.
어제 태풍이 북상하고 있어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불었는데요. 지역적으로 집중호우 및 강풍이 휩쓸었다고 하니 아무쪼록 모두 피해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오늘도 역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니어북살롱에서 <여름이 끝나고>, 라는 슬로건으로 정기 강좌가 오픈되었는데요. 오전 내내 문의가 쏟아져서 이제 좀 한숨을 돌리고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일 처음으로 상담을 의뢰했던 어머님의 첫 질문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서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님들이 문의를 주시기 때문에, 저런 질문은 처음 받았는데요. 문득 근본적인 독서 교육 철학의 질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사주면 되지, 굳이 별도 교육과정을 필요할까요? 사실 아이가 집에서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한다면, 아무래도 교육 니즈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다만, 독서 교육은 기본적으로 책을 덮은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과거에는 독서 활동을 책과 나의 내면과의 대화라고 했습니다.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했죠. 하지만 현재의 독서는 같은 책을 읽고 난 뒤 생각을 교류하고 수용하는 게 중요한 시대입니다. 왜 그럴까요? 현대인들은 점점 더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화되고 있습니다.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고 또래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소통, 공감, 성찰을 경험합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기 성찰적 태도 키워주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독서입니다. 미래에는 타인을 공감하고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될 것입니다.
책에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생기는 등장인물들의 기쁨, 슬픔, 분노 등 일련의 감정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비슷한 감정이 들었던 경험을 떠올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데요.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보며 앞으로의 행동 지침을 정함으로써 책에서 얻은 앎을 자신의 삶으로 확장 시킬 수 있습니다. 독서교육의 철학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에리히 프롬이 자신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말한 존재 양식으로서 독서의 의미와 같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겪었던 경험을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상황과 연결하여 등장인물에 몰입하게 되고, 그 속에서 깨달음과 즐거움을 얻어 비판적, 객관적 시선을 가지며 평생 독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즉, 앎과 삶이 상호작용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책에 흥미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습관이 형성되는 것이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독서 교육이 왜 필요할까요? 디지털 미디어 시대 가속화로 인해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가짜와 진짜의 구분과 선택하고 분석하고 활용·공유하는 능력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앞서 언급한 책에서 얻은 앎이라는 지식이 비판적, 종합적 사고를 키우는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미디어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책 읽기는 더욱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죠. 독서 교육은 바로 비판적, 종합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 배운 것을 공유하고 나누는 활동을 통해 지식과 지혜의 폭이 넓어지고, 삶에서 필요한 역량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독서교육은 미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주니어북살롱>에서는 좋은 책을 읽게 하고, 어떻게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하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게 하는 것, 같은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론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이런 수업들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길 바라면서 정기 강좌 프로그램이 기획되었습니다.
독서 흥미는 초등 저학년 때 최고점에 이른 뒤 3~4학년을 기점으로 점차 낮아집니다. 그러다가 고학년이 되면 아예 책을 읽지 않는 아이도 생겨나는데요. 그래서 특정 시간을 정하고 매주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독서 습관이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방학기간 동안 독서 활동을 꾸준히 했다가, 개학 후 책과 멀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꾸준한 독서 활동을 챙겨주세요. 어느 순간 밥 먹고 책부터 집어 드는 기적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어머님이 직접 전화하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해야 할 것은 독서 습관을 지키게 하는 것입니다. 에디터 맘은 다음에 또 찾아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