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니어 북살롱에서 미술과 과학 분야의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산드라 선생님입니다. 저는 공공도서관 및 아동센터에서 유명한 화가의 삶과 작품을 통해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미술인문학 강의를 해오고 있으며, 과학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IT 멘토링 사업분야의 우수 멘토로서 대학생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매우 바쁜 일상을 지내면서도 주니어 북살롱에서 어린이들을 만나는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통해 오히려 제가 더 힐링 되고 힘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리기까지는 4년이 걸렸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유명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위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때론 이 복잡한 세상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단순해지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확한 답이 보이기도 합니다. 새롭게 보기와 다르게 보는 것이 바로 생각의 힘입니다. 많은 예술가들은 이런 시도들을 해왔습니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며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생각의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생각의 힘을 기르는 프로세스는 위와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 진행했던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인문학 수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명화를 보고 무엇이 보이는지 관찰합니다. 전체적인 색감과 분위기, 명화에 표현된 오브제의 종류, 등장인물의 행동 등을 관찰을 합니다.
각자가 관찰한 내용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말하기는 생각을 거치지 않고 보이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단편적인 것들입니다. 아이들의 성격이나 기질에 따라 말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자신이 본 것을 친구들이 말하는지 친구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며 마음속으로 확인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시계가 나무에 걸려있어요.”
“늘어져있어요.”
“분위기가 어두워요.”
“시간은 새벽인 거 같아요.”
“개미 떼가 시계 위에 몰려있어요.”
저는 이 그림을 통해 살바도르 달리가 왜 이 그림을 그리려고 했는지 언제 그렸는지 등에 대한 일화를 설명해 줍니다. '기억의 지속'에서 시계는 물리적으로 시간을 나타내는 기구가 아니고 사람이 인식하는 시간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시계는 인간의 힘으로 멈출 수 없는 물리적-천체 시간의 흐름과는 별개인 심리적 내면의 시간을 나타냅니다. 저는 달리의 의도와 생각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언제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고 언제 느리게 간다고 느꼈나요? 아이들은 스스로 내가 언제 그렇게 느꼈었나를 떠올리며 잠시 생각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를 합니다.
아이들은 정리했던 생각을 토대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친구들의 경험과 상황을 경청하며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다른 친구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힘도 갖게 됩니다.
때론, 이러한 생각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친구들은 인터넷에서 찾아서 익힌 지식, 그리고 강사의 질문에 정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생각한 것이 아닌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친구들을 보면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정답을 맞혀야 한다고 생각해 말하기를 주저하는 친구들이 보일 땐 “예술을 감상하는 것에 정답은 없어 얘들아, 그냥 너희들이 느끼는 대로 보이는 대로 이야기하면 돼.”라고 말해주면 훨씬 더 편안함을 느끼고 정말 엉뚱한 생각들 자유로운 생각들을 이야기해 주면서 수업 분위기는 더욱 좋아지고 재미있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미술을 매개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문제를 다른 시선과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내 생각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힘까지 길러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만나고 미술을 접하고 우리 생활을 돌아보는 수업 들을 진행합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 리터러시(필요한 정보를 찾고 읽고 쓸 줄 아는 능력)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반드시 길러져야 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고의 누적이고요. 정보의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의 두뇌를 사용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힘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요즈음 요구되는 리터러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저변의 힘을 기르는 일을 미술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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